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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에 공연이 있다.


'실내악'이라고 하는 수업에서는 학생들끼리 중주 팀을 만들어서

교수님의 지도하에 연습을 하고 학기 말에 자그마한 공연을 연다.


또 이 수업의 특징으로는 수강생 이외에 청강생이 많다는 건데, 

나도 그 중 하나이다.


학생이라는 신분 상, 연주를 좋아하고 공연을 하고 싶더라도 

공연을 열거나 외부의 공연에 참여하기에는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실내악은 그러한 학생들이 학기 중에 학업을 병행하면서 참여하기에 좋은 과목이다.


우리 팀은 클래식 기타 쿼르텟이다. 

4명 다 화석(박사, 박사(나), 석사, 예비 석사)이며,

모두 이전에 수업을 수강했던 사람들이다.


이번에 공연하기로 한 곡들은 총 2곡으로

 - Austin Tango by (故)Roland Dyens



 - Lotus Eaters by Andrew York


이다.


두 곡은 매우 성향이 다르다.

Lotus Eaters는 가볍고 경쾌하며 즐겁고

Austin Tango는 끈적하고 언뜻 들으면 기괴한 느낌까지 받을 수 있다.

(참고로, 위의 Austin Tango 영상은 악보의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연주한 영상이다)


나는 즐거운 음악을 좋아한다.

장조에, 아름답고, 경쾌하고 신나거나, 때론 조용하지만 부드럽고 행복한

그러한 음악들은 내 기분을 좋게 만든다.


처음에 저 두 곡에 느꼈던 내 감정도 이와 같았다.

4년 전, Lotus Eaters 를 들었을 때 나는 너무 즐겁고 재미있었다.

저 곡을 공연하게 된 친구가 부러웠다.

2년 전, Austin Tango 를 들었을 땐, 이게 뭔가 했다. 이상했다.

... 연주자들이 곡을 잔뜩 틀리게 연주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공연을 위해 두 곡을 다시 듣게 되었을 때,

신기하게도 반대가 되었다.

여전히 나는 즐거운 음악을 좋아한다, 

그리고 Lotus Eaters도 재미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Lotus Eaters 보단 Austin Tango의 연습이 기다려진다.

두 곡을 들을 때도 Austin Tango를 더 자주 듣게 되었다.


취향은 계속해서 변한다.

이전에 좋았던 것들이 싫어지기도 하고,

이전에 싫었던 것들이 좋아지기도 한다.


새로운 경험을 할 때마다, 처음에는 낯설어서 거부했던 것들이 

이내 익숙해져 나의 또 다른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마치 처음 mp3를 샀을 때 넣어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만 줄 창 듣다가,

가요도 듣고, Rock 음악에 한창 빠졌다, Indie, Pop 을 거쳐 

이제 House 음악이 내 playlist의 제일 위로 올라오게 된 것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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